어느 비오던 여름날의 삼계탕과 함께한 무덤덤한 일상

 

우리 엄마는 삼계탕을 하시면 반드시 무조건 꼭 찹쌀밥을 꼭 같이 하신다. 그리 찰진 밥을 좋아하진 않지만, 삼계탕에 들어간 찰밥은 간이 살짝 배여있고, 고기향이 있어서 그런가 곧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주 잘 먹는다. 제법 많은 양을 해두셨다가 삼계탕을 다 먹을 동안 계속 같이 주시기도 한다.

 

 

 

 

 

지난 여름은 아닌듯 하다. 몇 년 묵은 갤러리를 정리하고 있어서 언제꺼지 하고 사진 정보를 보니 아니 벌써 5년전? 2013년이네, 이 때도 무척이나 더웠지. 어느 비오던 여름날 저녁 사진인것 같다. 퇴근 길에 갑자기 비가 와서 퇴근 차량들이 막 엉켜서 길이 장난이 아니었었다.

 

추적추적 비에 젖어서 찜찜하니 집에 들어가니, 엄마가 삼계탕을 해놓으셨고, 깨끗하게 씻고 나와서 먹었던 그 맛은 사진으로도 기억되지 않을 만한 진한 그리움이 묻어있다. 맛있고 개운했으며 기분이 좋았던 저녁이었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느낌이 나오지 않지만, 꽤 비가 많이 왔다.

 

 

 

 

마늘과 제대로 한 입..

난 모자이크도 이렇게 할 줄 안다. ㅋㅋ 

 

 

 

숟가락으로 덜기전에 사진을 찍어뒀어야하는데, 왜 항상 나는 잊어버리는 걸까??

 

 

 

항공샷은 좋은데, 저 떨어진 상추는 어쩔?ㅋㅋ

 

 


물론 이 후에도 자주 많이 집에서 삼계탕을 먹었더랬지만, 비오던 여름 어느 날!!,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먹었던 그 국물맛은 지금까지도 아직까지도 입안에 가득하다. 내일은 간만에 닭 한 마리를 사야겠다.

 

요즘 삶이 어렵고 팍팍하다. 참 어려워졌다. 이래 저래 일상이 예전만 못하고 가끔은 눈물이 날만큼 힘들어졌다. 그런 와중에 이 사진이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게 이런게 그저 편하디 편한 일상이고, 이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다지 별거는 아니지만, 그다지 대단할 것도 아니지만, 열심히 일하고, 일한 돈으로 부모님과 함께 맛난거 사먹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고 겨울에는 보일러를 켜는 것 단순하지만, 기본이 되는 가장 소중한 일이다.

 

간간히 여행을 다니고, 맛난 외식을 하고, 엄마 좋아하시는 온천도 가고, 가끔 티비에 나오는 맛집도 가고, 부모님 비타민도 사드리고, 이런게 그저 일상이며 행복이며 삶이라는 것을 부쩍 알게 되는 요즘이다.

 

 

Posted by 쭈삣쭈삣 :